2012/끄적끄적

아르헨티나 전 패배요인 분석

강사 신종호 2010. 6. 18. 14:16

어제 16강으로 가기 위한 두번째 관문.. 영원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와의 경기가 있었다. 역시 아르헨티나라고 해야되나? 경기 결과는 4대 1로 우리나라의 패배. 상대가 아르헨티나인 만큼 이기기 힘들거란 생각을 했지만 후반전이 끝날 때 스코어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르헨티나에서 마지막 득점을 올리는 순간 경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응원하러 나온 많은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도 보였으니.. 모두가 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사진출처 : http://news.nate.com/View/20100617n27486&mid=c0203

그렇다면 아르헨티나 전 우리나라의 아쉬운 부분을 살펴 보겠다.

1. 박주영의 자살골.
전반적 박주영의 실책이 있었다. 좋게 말하면 실책이지만 이건 자살골. 이 자살골로 인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심리가 위축되었고 그 이후 모든 과정이 꼬이게 되었다. 특히 가장 영향을 받은 선수는 박주영 선수. 우리나라 최전방 원 톱으로 나온 박주영은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수비수를 흔들지 못했고 더불어 공간을 만들지 못하였다.

2. 후반전 염기훈이 놓친 찬스.
2대 1로 끌려가며 후반전이 시작된지 얼마 안되었을 때. 오히려 염기훈에게 좋은 찬스가 왔다. 20~30m를 단독 드리블하며 골키퍼와 1:1 상황이 되었는데 이 때 염기훈은 넣었어야 했다. 전반전 종료 직전 이청용의 골로 분위기가 한 껏 달아 올랐을 때, 염기훈이 이 찬스를 살렸었더라면 2대 2 동점이 되었고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이상 아르헨티나 전에서 우리나라의 아쉬운 부분이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패배요인이 될 순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바라본 아르헨티나 전 중에서 질 수 밖에 없었던 요인을 체크해 보겠다.

1. 명불허전 메시.
이번 경기는 '역시 메시'라는 것이다. 대인방어가 아닌 지역방어로 우리나라 수비수들의 유기적인 압박으로 메시를 봉쇄한다는 것이 우리나라의 수비전술이었는데 메시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에서 많은 압박과 수비에 대한 경험이 있었고 그것을 뚫을 충분한 능력이 있는 선수였다. 메시의 움직임은 모두 위협적이었고 그의 발에서 나온 슛은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메시가 공을 잡고 우리나라 수비수 사이들을 이리저리 휘저을때 이과인, 테베즈에게 공간이 생겨버렸다.

2. 지역방어 전술의 실패.
솔직히 전술의 실패라기보단 우리나라 수비수들의 실수가 아니었을까 한다. 메시가 공을 잡게 되면 그 주변에 있던 선수들이 모두 모여들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이과인, 테베즈에게 빈 공간이 생겨버렸다. 비록 메시는 골을 넣지 못하였지만, 메시로 부터 아르헨티나의 모든 공격이 시작되었으며 결국에는 테베즈의 위협적인 슈팅으로 이어졌고, 이과인에게 3골이나 헌납하게 되며 이번 월드컵 첫 헤트트릭이라는 위업을 달성하게 도와주었다.

3. 허정무 감독의 용병술 실패.
오범석보단 차두리, 박주영 대신 안정환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오범석도 발이 빠르고 공격가담에 적극적이라는 허정무 감독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경기내용을 봤을때 상대방 선수에게 위협적이고 몸싸움과 경기 흐름을 더 잘 읽는 선수는 차두리가 아닐까?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스피드가 빨랐고 몸싸움에도 능했다. 정말 수비에서는 차두리가 그리웠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선발로 나온 박주영을 후반전에 이동국으로 교체되었지만 뛰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일까. 이동국도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오히려 '후반전 시작부터 안정환이 들어왔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4. 무너진 포백라인.
메시에 허둥되다가 결국 무너진 포백라인. 메시 한 사람에게 허둥되는 것은 용납할 수 있다. 메시니까. 하지만 아르헨티나에게 두 번째 골을 내주고 스코어가 3대 1이 되고 난 후, 우리나라의 포백라인은 모두 무너졌다. 3대 1로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경기가 마지막 순간 무너지면서 결국 4대 1로 세골차이로 패배하게 되었다. 정신력이 무너졌다기 보다는 그 상황이라면 누구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일 것이다. 그게 바로 상대방의 전략이고 수비수를 파헤치는 실력이다. 이 부분에서 세계의 벽은 높고,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