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끄적끄적

드디어 첫 원정 16강! 하지만..

강사 신종호 2010. 6. 23. 14:34

6월 23일 새벽 3시 30분.. 드디어 첫 원정 16강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 시작되었다. 어느 때와 달리 우리나라 16강 진출의 희망이 가장 큰 월드컵인 만큼, 어제 밤에 일찍자고 새벽에 일어나려고 했는데..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밤을 새고 말았다. 새벽 3시 30분에 나이지리아 전이 시작되니 바로 엔돌핀이 솟으면서 잠이 달아났으니, 우리나라와 나이지리아의 경기를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었다. 전, 후반 45분씩 보내고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2대 0으로 이겨주고, 우리나라는 나이지리아와 2대 2로 무승부를 하면서 우리나라의 첫 원정 16강이 이루어졌다.

사진 출처 : http://news.nate.com/View/20100623n04741&mid=c0203

드디어 첫 원정 16강! 하지만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하였다. 이제 토너먼트로 이루어지는 16강 경기에서는 한번이라도 지면 그대로 탈락이다. 우리가 오른 16강에는 정말 내로라하는 축구 강국들이 모인 곳인데, 오늘 나이지리아 전에서 보여준 우리나라 태극전사들의 상태로는 이길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1. 너무 쉽게 내준 첫 골.
전반 11분. 나이지리아에게 너무 쉽게 내준 첫 골. 상대의 발이 빠른 것일까? 아니면, 수비에 헛점이 생겨버린 것일까. 나만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때 우리나라 선수들의 정신무장이 조금 해이해진걸 느낄 수가 있었다. 과연 이번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16강에 오를 수 있을까. 보는 이를 하여금 정말 긴장을 놓지 않게 만들었다. 상대가 브라질, 스페인, 아르헨티나, 독일, 네델란드등과 같은 실력과 화려한 개인기, 정말 조각같은 팀 플레이로 무장한 팀을 상대가 아니고서야 첫 골을 너무 쉽게 내준거 같았다.

2. 체력저하
후반 20여분이 지나고 우리나라 선수들의 체력이 급격하게 저하된걸 눈으로 확인했었다. 또 나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나이지리아의 공격수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수비에 공간이 너무 많이 생겨버려서 후반전에 아주 위협적이고 골을 내줘도 할 말이 없을 만큼 나이지리아 공격수를 자유롭게 놔줬다. 다행히 그 위기 순간은 우리나라의 행운일지 상대방의 실수인지 나도 알 수 없지만 다행히 나이지리아의 득점 찬스에서 공은 골대를 살짝 비켜지나갔다. 우루과이와 16강전이 고작 3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의 체력이 빨리 회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3. 불필요한 반칙
예언자의 글 : http://kin.naver.com/qna/detail.nhn?d1id=10&dirId=10010101&docId=111431258&qb=MTbqsJUg6rCA64ql7ISx&enc=utf8%A1%D7ion=kin&rank=1&sort=0&spq=1&pid=gtoBkg331xVssZseSfRssv--288385&sid=TBoikVrkGUwAAAmwa2w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글이다. 스코어까지 딱 맞춘 예언자의 글이며 성지순례라고 해서 여러 사람이 다녀간 것이 보인다. 이 글에 적혀져 있는 대로 우리나라가 2대 1로 이길 수 있었지만 김남일의 쓸데없는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하게 되었으며, 결국 2대 2 무승부가 되었다. 정말 아쉬운 대목이다. 김남일의 실책이었다. 경기를 보면 충분히 공을 안전하게 걷어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쓸데없니 공을 가지고 있다가 나이지리아 공격수에게 골을 뺏기게 되고, 위험한 상황이 되니 억지로 공을 뺏으려하다 고의적인 반칙으로 상대방에게 페널티킥을 준 것이다.

4. 언제까지 염기훈을 쓸 것인가?
앞서 그리스, 아르헨티나 전에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염기훈. 이번 나이지리아 전에서도 어떤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냥, 활동영역이 다른 공격수보다 좀 넓다는 정도? 조금 넓은 움직임 때문에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모습을 보이곤 하지만 시야가 좁다. 활동영역이 넓고 수비에 적극 가담한다고 하지만, 박주영, 이청용을 보면 모두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그리고 운동량을 보면 박지성, 기성용, 이정수, 이영표에 비하면 티가 안난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의 오래된 골치병처럼 공격수임에도 골 결정력이 없다. 34경기에 출장해 3골을 기록이다. 경기당 0.1골도 안되는 이거 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하지만 이번 경기로 우리나라의 희망이 보이기도 하였다.

1. 박주영의 부활
1대 1로 비긴 상황에서 나이지리아 문전 앞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 드디어 박주영이 넣었다. 그동안 얼마나 마음 고생이 심했을까? 그 이후 모든 울분을 토해내듯 박주영의 움직임은 훨씬 더 날카로워지고 힘이 넘쳤다. 드디어 월드컵에서 첫 골. 이 분위기를 잘 이어간다면 다음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기분 좋은 소식을 또 들려 줄 수 있을꺼 같다.

2. 기성용과 이정수의 콤비플레이
그리스 전에서 보던 플레이가 또 나타났다. 마치 둘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분위기에 게임이 왔다갔다하는 축구에서 우리나라의 분위기를 올려주고 휘몰아 칠 수 있게 해준 이번 나이지리아 전의 최고 수훈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 전에서는 우연이었을지, 정말 연습한 그대로의 세트플레이었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번 골로 인해 우루과이에서 경계를 할 듯하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로서는 경우의 수를 늘려서 다른 공격 루트를 뚫을 수 있고 상대방을 공략하기 더 좋아진다.

3. 좌영표 우두리
이번 경기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할 듯. 우리나라 오른쪽을 전담할 사람은 오범석이 아니라 차두리라는 사실. 전반전 실점에 실수가 있었을지 몰라도 확실히 오범석보단 차두리가 있는 것이 안정감이 있었고 라인이 흐트러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차두리 특유의 신체조건을 이용한 발군의 몸싸움능력까지. 그리스전에 차두리가 어떤 플레이로 허정무의 미움을 받았을지 모르겠지만 대세는 차두리다.

어쨋든 이번 경기에서 문제점을 보았지만 희망도 보였다. 문제점이야 고치면 그만이고 희망은 그것으로도 충분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사상 첫 원정 16강. 이대로도 좋지만 어차피 한판승부. 다음 우루과이전에서 좀 더 파이팅해서 8강까지 올라간다면 더 기쁘지 않을까? 대한민국 올라갈 때까지 올라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