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잡동사니

라디오스타 - 안정훈 김민희 이인혜

강사 신종호 2010. 9. 30. 10:44

수요일 밤만 되면 꼭 TV앞에 앉는다. 바로 황금어장 때문이다. 왜냐하면 재미있기 때문이다. 내가 예능프로를 보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재미있기 때문. 하지만 요즘 황금어장을 챙겨보는 이유가 한가지 늘었다. 바로 신정환. 3주전부터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에서 신정환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9월 13일에 방송된 박준규, 이루, 이유가 나왔을 땐 신정환이 멘트치는 부분은 다 삭제하고 풀샷에서도 신정환을 지워버렸다. 아래 사진은 신정환이 녹화에 참여했다는 증거.

<TV에서는 신정환이 등장하는 이런 풀샷이 거의 나오지 않았다.>

신정환 자체를 없애는 어려운 편집이었지만 편집에 능한 라디오스타 PD의 능력 때문인지 몰라도 방송에는 영향이 없었다.

9월 20일에 방송된 추석특집 슈퍼주니어가 나왔을 때부터 신정환이 완전히 빠지고 김구라, 윤종신, 김국진 3인체제로 녹화를 했다. 게스트들이 많아서 서로 할 이야기들이 많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신정환의 공백으로 인해 방송진행의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

<라디오스타 9월 20일에 방송된 추석특집 라디오스타 슈퍼쥬니어 슈퍼쇼
신정환이 빠지고 가운데 MC 3명이서 진행하는 모습.>

편집과 게스트들의 힘을 얻어서 3인체제로 가는 라디오스타가 될 줄 알았는데 29일부터 방송부터는 새로운 시도가 시작되었다. 바로 객원 MC로 부활의 김태원의 등장. MC도 게스트처럼 초청받아서 올 줄이야.. 새로운 시도가 신선하였지만 4인체제의 MC를 유지하려는 라디오스타 제작진의 욕심도 볼 수 있었다.

서로 헐뜯고 봐주기식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진행으로 풍자와 해학이 이루어지고 그 속에서 재미를 찾는 라디오스타의 특성상 힘들면 쉽게 누워버리고 약골 이미지라면 둘째라면 서러울 부활의 김태원이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런 걱정은 잠시.. 이번에 출연한 게스트들은 상대적으로 약했다는 느낌이다.

<9월 29일 방송된 라디오스타 게스트들. 김민희, 안정훈, 이인혜>

오늘따라 왜 이렇게 기가 약한 게스트들을 초대한걸까?하고 의문이 들었지만.. 이것이 새로 초청받은 객원 MC, 부활 김태원을 배려하기 위해 꾸려진게 아닐까? 초반에는 대본도 잘 못보고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든 객원 MC김태원이었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게스트를 불러놓고 온화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하는 김구라, 윤종신, 김국진의 모습은 초반에 적응에 애를 먹는 김태원을 토크로 끌어들이기 위해서가 아니었나 싶다. 비교적 온화한 분위기 속에 평소보다 착한 진행으로 게스트들도 쉽게 적응하며 사투리 개그로 재미를 줬고, 4차원적이고 생각지도 못한 멘트로 웃겨주는 김태원의 매력은 충분히 발산되며 충분히 새로운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라디오스타의 백미는 개인적으로 MC들의 오프닝이 아니었을까? 비록 객원 MC김태원을 소개하는 자리였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도, 아니면 틀니라도 웃겨준다는 멘트로 신정환의 빈자리로 인한 방송의지, 그리고 해학과 풍자를 나타내기도 했다.

<신정환 공백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MC몽을 풍자한 것이기도 하다.>

이게 라디오스타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신정환이 없더라도 꼭 재미난 방송을 하겠다는 의지와 신정환이 없어도 충분히 방송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오프닝은 단순히 신정환의 퇴출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던거 같다. 왜 하필 이와 잇몸, 마지막 카드인 틀니까지 나왔을까?

이빨을 생각해보면 요즘 병역비리로 시끄러운 MC몽이 떠오른다. 김구라의 '정 안되면 틀니도 있어요.'라는 멘트는 '왜 임플란트를 하지 않았냐? 넌 어찌됐든 이빨을 해야된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듯하다.

뭐 어찌됐건 이 날 방송은 4인 MC 체제를 유지하려는 제작진의 의지가 보였고, 임시방편이지만 그날그날 바뀌는 객원 MC에 따라 방송의 분위기도 많이 바뀔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앞으로 얼마나 더 바뀌고 분위기가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 라디오스타를 꼭 챙겨보는 시청자로써 언제나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재미와 웃음을 줄 있는 황금어장의 간판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 제발~